본문 바로가기

행복의 나라로...

돈 공화국, 대한민국


(2006. 11. 10)

* PD수첩 701회 (06년 11월 8일 방송분) <돈 공화국, 대한민국>을 보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民主共和國)이다.
헌법에 그렇게 나와 있으니 아마도 틀림없을게다.

그런데.. 도대체 민주(民主)는 어디가고 엉뚱한 것들만 나대고 있는지...
도박공화국... 투기공화국... 사치공화국... 탈세공화국...
그리고.. 이젠 돈 공화국까지...
엉뚱한 놈들이 나대는 바람에 정작 집주인 민주는 쫓겨나 버렸다.

민주를 쫓아낸 엉뚱한 놈들이 공화국을 제대로 지킬리 만무하다.
공화국이 무엇인가?  共 和 國.. 모두가 함께 화목하게 사는 나라가 아닌가?
도박, 투기, 사치... 더욱이 돈이라는 놈은 共和와는 숙명적인 천적이다.
민주를 대신한 돈은 공화국을 철저히 배신하고 오직 가진 자 만을 위한 나라를 만들어 버렸다.

새벽 2시 30분, 하루 생계를 위해 인력 시장에 나와 앉아 있는 할머니에게는 ‘먹고 사는 것이 희망’이다.

돈 있는 집에서 태어난 아이는 120만원짜리 유모차를 타고, 금 딸랑이를 가지고 논다.

돈 있는 집의 대한 남아는 단돈 만원이면 신의 아들이 된다. 그들의 자리는 돈 없는 보통의 어둠의 자식(?)들이 청춘을 바쳐 메꾼다.

많이 벌수록 세금을 적게 내는 이상한 나라. 대다수 봉급쟁이들은 정신이 나가서 꼬박꼬박 세금 다 내며 산다.

돈 500만원에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아기 엄마의 절규에 도저히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이게 민주주의야? 이게 민주주의냐고?’
맞다.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다. 금주(金主)주의다.

2001년 기초생활수급자인 뇌성마비 1급 장애인에게 지급된 국가 보조금은 26만원. 이 장애인은 살기 위한 몸부림에 지쳐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몇 천원, 몇 만원이 없어서 물도 끊기고 전기도 끊긴 채 추위와 싸우며 이 밤을 보내고 있다.

유전 무죄, 무전 유죄..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해야 하는데 법 앞에 만명만 평등한 사회.
회사돈 수백억 원을 횡령하고도 집행유예로 풀려나 회사로 복귀하는 대표이사. 그리고 63만원을 횡령하고 10개월의 징역을 산 배달종업원.

PD수첩을 보는 내내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이렇게 이 나라의 주인이었던 민중들은 돈 있는 이웃들에 의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신뢰받는 사회, 신뢰받는 공동체...
이 사람들은 그 이웃들을... 그리고 이 나라를 신뢰할 수 있을까?
이 사람들에게 신뢰받는 사회, 신뢰받는 공동체에 대한 희망은 있는 것일까?
어찌보면 ‘신뢰’라는 가치는 사치스런 가치인지도 모를 일이다. 적어도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기윤실이 신뢰받는 공동체를 꿈꾼다면... 기윤실은 이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에게는 ‘먹고 사는 것’이 희망이다.
돈을 가진 자나 갖지 못한 자나 차별되지 않는 세상. 그리하여 다시금 이 민중들이 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세상.
이런 세상에서 민중들은 비로소 가진 자들을 신뢰하고, 권력을 신뢰하고, 사회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세상은.. 가진 자들의 돈이 갖지 못한 자들을 위해 쓰여질 때 가능하다.
가진 자들이 자발적으로 재물의 참된 주인이 하나님임을 인정하고 이웃을 위해 나눌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권면하고 요구해야 한다.
그러나, 가진 자들의 자발적 나눔만을 전적으로 기대한다면 인간의 근본 죄성을 무시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궁핍한 자들에 대한 관심과 보살핌을 요구하셨지만, 그것으로 그치지 않으셨다. 
추수할 때는 항상 과부와 나그네를 위해 밭에 곡식을 남겨 두게 하셨으며, 희년에는 모든 부채가 탕감되고, 종의 신분이 해방되어 고향과 가족에게로 돌아가게 되며, 빼앗겼던 땅이 회복되게 하셨다.

하나님도 결코 간과하지 않으셨던 인간의 죄성이 우리가 현실적 제도와 법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다.

주인노릇하며 나대고 있는 모든 잡것들이 떠나가고 이 땅에 진정한 민주공화국(民主共和國)이 실현되기를... 더 나아가 하나님의 나라가 실현되어서 모든 사람들이 진정한 신뢰 공동체를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